진흙탕 앞에 마주서서 (201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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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10-03 12:50 조회4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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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사택으로 이사 와서 지내는 동안 고질적인 문제가 하나 있었다.
콘크리트로 된 주차장 바닥의 수평을 잘못 공사해서 그런지 비만 오면 배수가 안 되고 한쪽으로 빗물이 고여 철벅거리고 자동차를 후진해서 나갈 때마다 초입의 잔디를 밟게 되는데 그때마다 조금씩 움푹 파여서 늘 진흙탕이 되어 버린다.
아마도 이미 오래전부터 누적된문제로 보인다. 그러던 차에 옆집에 이사 온 할머니 가 집을 새롭게 단장하는데 중장비가 와서 작업하는 것을 보고 이야기를 했더니 기사는 초저가로 견적을 뽑 아주고 그 다음날 바로 공사에 들어갔다.
작은 포클레인으로 잔디를 긁어내고 트럭에 실고 온 골재를 두텁게 깔았다.
단 10분 만에 끝났는데 만약 내가 작업하려고 했으면 그야말로 삽질(?)할 뻔 했다.
요 며칠 동안 비 가 퍼부었는데도 진흙탕의 철벅거림이 없어진 것을 보고 정말 기분도 좋고 통행하기에도 좋아졌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인생이나 신앙에 관한 실제적인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그 진흙탕 같은 문제 때문에 불편하고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이는데 다 알면서도 눈으로 보면서도 손을 대지 않고 살아가는 부분들이 있다. 어쩌면 골치 아파서 덮어놓고 가려는 마음도 있다. 그렇게 그냥 하루하루 지나다가 어느 날 또 비가 오면 질퍽거리는 진흙탕 현실에 또 힘들어하고 짜증을 내면서 비 탓을 한다. 과연 비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우리에게 닥친 이런저런 일들이 분명 문제인 것은 맞지만 문제를 탓하는 동안에도 여전히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 현실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실을 직면하지 않고 회피하려는 경향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문제 앞에 마주서지 않으면 개선되거나 나아질 미래 역시 없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만 마주하지 말고 생각하고 싶지 않고 손대기 싫은 그 진흙탕 앞에 마주서야 근본적인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엄마의 자장가 소리에 울던 아이가 새근새근 잠이 들고 어떤 일로 인해 마음이 매우 불안하고 갈피를 잡지 못할 때 누군가 용기를 주는 말 한마디에 불안한 감정이 누그러진다.

하나님을 믿고 진흙탕 앞에 마주서야 앞으로 진흙탕을 되풀이 하지 않게 된다.
믿음으로 안 되는 일은 그 어떤 것으로도 안 된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이 있으면 그 어떤 진흙탕도 걷어낼 수 있다.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등을 돌리면 길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길은 문제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든 환경이든 그 무엇이 되었든 마주서야 한다. 그래야만 나를 힘들고 고통스럽게 하는 모든 사람과 모든 상황에 대한 문제가 보이고 그 진흙탕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 후에 그토록 고질적이었던 진흙탕이 오히려 더 단단하게 다져지고 그 땅을 밟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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