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은 ‘발을 담그는’ 것이다. (201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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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1-01 13:13 조회4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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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 앞에서 우리는 ‘발을 담근다’ 또는 ‘발을 뺀다’는 양자택일의 결정을 내린다. ‘그 발’을 담근다는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나타내는 정체성, 자신이 어디에 속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소속, 자신이 감당해야할 사명, 그리고 나 아닌 여러 사람과 어우러져 협력해야 함을 아는 것이며 ‘그 발’을 뺀다는 것은 그것을 모르는 것이다.

1592년 임진왜란, 일본이 침략하면서 발발된 전쟁은 정유재란까지 무려 7년 동안 계속되었다.
그 전쟁에서 23전 23승의 해전 신화를 세운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전을 앞두고 선조에게 이런 글을 올렸다.
“신(臣)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왜선은 300여척이 넘은 상황에서 임금에게 이런 글을 올린 것은 조정의 미움을 받아 관직을 박탈당하고 백의종군을 거쳐 다시 삼도 수군통제사로 임명된 그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만용이었을까? 마지막 자존심이었을까? 아니 그것은 조국과 민족, 그리고 남은 군사들과 자신을 향한 헌신에서 나온 말이다. 자연스럽게 발을 빼도 욕할 사람이 없는 그 상황에서도 발을 빼지 않았던 것은 자신이 지금 반드시 해야 할 일과 죽을 자리를 알았기 때문이다.

평생을 살면서 원든 원치 않든, 싫든 좋든, 자의든 타의든 간에 우리는 내 몸과 마음을 어딘가에 담고 살게 된다.
그렇다면 언제 우리는 내가 담고 있는 그것에서 발을 빼려고 할까?
두려울 때, 계산이 맞지 않을 때, 자기만 살려고 할 때, 자신의 의견이 다를 때, 감정이나 기분이 상하거나 싫을 때 등 많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발을 뺀다고 해서 결코 거기서 나온 것도 아닌데 그냥 발만 빼는 경우가 있다.
존재는 있는데 존재감은 없으니 무책임하고 무관심한 경우다.
악한 일에는 잠시도 발을 담그면 안 되지만 발을 빼고 싶어도 발을 빼서는 안 되는 일들이 있다.
그것을 분별하지 못한다면 사람과 역사는 그를 반드시 평가할 것이다.
자신이 발을 담가야 할 때를 모르면 나중에 발을 담그려고 해도 아무도 그 발을 쳐다보지 않게 될 것이다.
부끄러운 발이 되지 않기를 위하여 오늘 자신의 발을 살피는 것이 헌신으로 가는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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