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를 통한 영감(靈感)의 각성 (201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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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6-14 20:17 조회7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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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를 가려고 일어나 세수를 할 때면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의 찬 정도에 따라 그 날 새벽의 날씨가 얼마나 추울지가 저절로 짐작된다. 물이 꽤 차갑게 느껴져서 창문을 보면 제법 얼어 있다. 그리고 하루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영은 모든 일에 대하여 얼마나 예민하게 깨어 있고, 잘 분별하고 있는가?’ 영적인 일을 분별함에 있어서도 육체가 느끼는 것과 같은 민감함이 있다면 영이 살아 숨 쉬며 움직이는 증거일 것이다.

 “영혼과 육신”이라는 문구만 놓고 보면 영혼은 고결하고 숭고해보이고 육신은 그에 비해 왠지 격이 떨어지고 모든 것이 저급하게 느껴진다. 철학적인 사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육체를 초월하는(?) 생각이 많아서인지 그런 경향을 많이 보인다. 초대교회 당시에도 교회 안에 극단적 이원론적인 사상에 빠져서 영(靈)은 무조건 고귀하고, 육(肉)은 더럽고 추악하고 악하고 저급한 것으로 여겼던 이단이 있었는데 바로 영지주의(Gnosticism)였다. 그렇다면 육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더럽고 추악하고 악하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육신 역시 하나님의 창조물이다. 육은 영을 담고 있는 그릇인데 육이 더러워지기 쉽고, 깨지기 쉽다는 단점은 있지만 분명 영을 담고 있는 소중한 것이다.

육신이 보이는 반응을 영적인 상황에 대입시켜 보면 그 또한 새로운 깨달음과 은혜가 된다.
“뜨겁다. 차다, 따뜻하다. 춥다. 배고프다. 배부르다. 힘들다. 좋다” 등등 이 모든 것은 분명 육신의 오감이 감각하게 되는 느낌이다. 만약 우리 육신의 오감이 기능을 상실하고 감각하지 못한다면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다. 우리의 영(靈) 역시 모든 실제의 현상에서 어떤 영적인 기류를 감지해내고, 판단하고, 대처해낼 수 있는 영적 감각 기능이 있다. 이게 작동이 안 되면 육으로만 살게 된다. 영적 판단과 분별이라고 불리는 영감(靈感)이 내면적으로 하나 둘씩 쌓이고 쌓여야 비로소 영성(靈性)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육을 가진 존재이지만 육으로만 살 수 없다. 육으로 육만을 느끼고 육의 통제만 받는다면 그것은 본능으로만 사는 짐승이나 또는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과 다를 게 전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육안에 있는 영이 깨어나 육을 다스리게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영으로 사는 것보다 육으로 사는 일이 훨씬 익숙하고 그렇게 사는 것이 훨씬 편하다. 우리는 본래 육의 세상에서 살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주어지고,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은 은혜요, 축복이다. 하지만 축복의 방석에 앉아 있다고 축복이 저절로 오는 것은 아니다. 말씀과 기도를 통하여 성령의 빛 비춰주심(Illumination)의 훈련을 받아야 한다. 육으로는 절대 육을 이기지 못한다. 오직 영으로써만 육을 이기고 다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성령의 빛 비췸을 받아야 하는 필연적인 이유이다.
육신의 감각이 살아있는 것처럼 영감도 살아있어야 제대로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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