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이 강함인 것을 … (201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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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2-01 13:40 조회7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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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든다는 것은 사전적인 의미로는 사리(事理)를 분별하여 판단하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좀 더 쉽게 말하면 겉이 아닌 속이 채워진다는 것이다.
철이 좀 일찍 드는 사람도 있고, 늦게 드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죽는 날까지 철이 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릴 적이나 젊은 날에는 어른들에게서 철없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 당시에는 용기인 줄 알았는데 나이를 먹고 보니 그것이 치기(稚氣)였음을 알게 되었고, 젊은 날에는 어른들의 주저함이 우유부단한 것처럼 보였는데 나이를 먹고 보니 그것이 인생을 오래 산 사람으로서의 신중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생각이나 정서, 삶의 수준이 어린 사람들은 나이를 떠나서 상대에 대하여 강해 보이려 한다.
사실 그럴 필요 없는데 강하게 보이지 않으면 상대가 나를 무시할 까 봐 그런지, 아니면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인지 동물적인 상태로 돌입한다. 그래서 세상이 이렇게 아웅다웅하고 날마다 시끄러운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러워지는 것 중에 하나가 남들 앞에 강해보일 필요를 별로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연약함과 약점을 인정하고 가능한 한 그것을 내 인생에 유리하게 바꿔보려는 생각과 도전이 나를 무력감과 열등감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강하게 보일 때가 사실은 가장 약할 때이기 쉽다. 자신의 힘없음이나 속에서 일어나는 두려움의 파도를 감추기 위해서 그렇게 표현하는 것일 수 있다. 진짜 힘이 있는 사람은 칼을 쉬 뽑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강점부터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다. 애써 강점을 드러내지 않아도 좋은 점이나 강점은 서서히 드러나기 마련이다. 오히려 자신의 약점을 당당하게 드러낼 줄 알아야 한다. 내가 부끄러워하고 감추려 하는 나의 약점은 누군가에게 진짜 약점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함은 자신의 약점이 약점 되지 않게 하는 데에서 나온다.

인생의 나이테가 겹겹이 쌓여가면서 내 몸이 내 맘대로 안 움직여지고, 육체의 근력도 약해지고, 민첩했던 순발력도 둔화되고, 때로는 그렇게 넘쳤던 자신감마저도 시들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그렇게 약해져가는 자신의 나약함에 스스로 놀라고 무력해지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비관하거나 열등감에 빠져 우울함과 독한 스트레스에서 헤어 나오지를 못하고 자신과 주변 사람들 모두를 힘들고 아프게 한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절대 남을 사랑할 수 없다. 자애(自愛)가 곧 타애(他愛)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가장 강하신 주님은 가장 약한 모습으로 세상에 태어나셨으나 결코 약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약함을 겸손으로 변환시키셨고, 겸손을 통해 가장 강함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셨다. 겸손한 사람은 머리를 숙이되 비굴하지 않고, 자기 것을 내어주되 빼앗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강함이 결코 강함이 아니고 약함이 결코 약함이 아니다. 겸손이 강함임을 알 때 그만큼 철이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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