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으로 시작했다가 다시 육체로 … (201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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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12-21 20:16 조회8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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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낮에 뒷마당의 초지에서 갑자기 새들이 시끄럽다.
푸케코(Pukeko) 새가 뭔가에 놀라 마구 소리를 지르고 사방으로 튄다. 잘 날지도 못하는 새이기에 정신없이 뛰어 풀숲으로 들어가고, 어떤 놈은 있는 힘껏 날개를 퍼드덕거리며 날아올라 나뭇가지 사이에 몸을 숨긴다. 그것도 잠시 또 다른 곳으로 날아가기 바쁘다. 참 이상한 마음이 들어 살폈더니 매 한 마리가 먹잇감을 찾아 공중을 빙빙 돌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순간의 긴박감과 긴장감은 나에게도 그대로 전달되어 온 신경을 집중하게 만들었다. 매는 그렇게 한동안 공중에 떠 있다가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잠시 후 웅크리고 숨어 있던 푸케코 새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풀숲을 다니며 먹이 활동에 여념이 없다.

사람은 자신이 상실에 빠지거나 또는 시험에 들거나 실패와 절망, 죽음 같은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항상 오늘보다 더 나은 장밋빛 내일만 생각하고 오늘을 그렇게 즐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찮은 미물들도 자신을 덮치려는 매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피하는데
왜 우리는 나를 삼키려고 울부짖는 악한 마귀의 사자후(獅子吼)를 못 듣는 것일까?
예수님은 마귀의 존재를 인정하셨고 그 마귀가 ‘공중 권세 잡은 자’라고 말씀하셨다.
욥이 알 수 없는 고난을 받는 그 배후에 마귀가 얼마나 악하게 역사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알고 있을 뿐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은혜를 받으면 육체의 사람에서 성령의 사람으로 바뀐다. 지성에서 영성으로 변화된다.
그런데 참 이상하고 안타까운 것은 많은 크리스천들에게서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은 믿을수록 새롭게 되고 변화하기보다는 신앙이 갈수록 기계화 되어가고, 습관화 되어간다는 것이다.
종교인, 그 이상은 넘어서려고 하지를 않는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원망과 불평을 일삼았고,
그때마다 다시 노예 생활하던 에전의 애굽으로 돌아가기를 외쳤다.
우리들도 하나님의 은혜로 그렇게 힘겹게 벗어났던 세상과 육신을 향해 어느 순간 다시 돌아가려고 애를 쓴다.
다만 믿음이라는 위선을 가지고 말이다.
성령은 소멸되고 육체의 열매들만 맺혀있다.
영성은 화석처럼 흔적만 남고 다시 지성으로 돌아간다.
어느 순간 하나님과 믿음은 그냥 성경책 속에 담긴 스토리가 되어 버린다.
왜 제초제를 머금은 잡초처럼 말라 죽어가야 하는가?
또 마귀에게 자리를 내 주어야 한단 말인가?
주님께서 탄식하시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단 말인가?

✤ 갈라디아서 3:3너희가 이같이 어리석으냐? 성령으로 시작하였다가 이제는 육체로 마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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