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교회를 섬길 일꾼을 임명하면서 (2014.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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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12-15 12:07 조회8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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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 온 Oropi 집 서재의 창문을 통해 뒷마당을 보면 참 편안한 느낌이다.
푸른 초지와 푸르른 나무들이 한 눈에 들어와서인지 눈이 시원해진다.
뒷마당의 초지에는 옆집에서 기르는 열 댓 마리 정도의 양이 날마다 풀을 뜯는데 잔디를 깎고 모은 풀을 주거나 가끔 과일껍질이나 바나나 껍질 등 먹을 것을 주면 몰려와 먹는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어 계속 관찰해 보려고 한다. 개나 고양이, 소, 말 등은 자기에게 먹을 것을 주는 사람에 대해 경계를 풀고 자기를 사랑하는 줄 알고 따르는데 양은 틈을 잘 주지 않는 것 같다. 아직 친해지지 않아서일까? 사람이 주는 것을 먹으면서도 계속 경계하고 먹이를 주기 위해 조심스럽게 던져주는 작은 동작에도 겁을 집어먹고 도망간다. 그리고 금방 또 다시 온다.

사람에 대한 생각은 하면 할수록 깊어진다.
한 꺼풀만 제치고 들어가 보면 또 다른 면모, 전혀 다른 그 사람의 세계를 보게 된다.
그래서일까? 사람에 대한 소망과 실망은 언제나 함께 간다.
한국에서 친구가 목회현장에서 느낀 점을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목회에는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는 것 같다.” 오늘 간을 내 줄 것 같았던 사람이 내일은 남이 되어 있고, 어제 적대감과 무관심의 자리에 있던 사람이 오늘은 교회를 위한 충성스러운 일꾼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주님 말씀처럼 “먼저 된 자 나중 되고, 나중 된 자 먼저 되는 것”이리라.

교회는 분명 주님의 교회이지만 교회 안에는 불특정 다수의 다양한 컬러와 온갖 복잡한 기질과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당연히 교회는 컬러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쩌면 교회는 조용한 날이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오히려 조용한 교회는 깊은 잠에 빠진 교회이고, 영적무력감에 젖어있는 교회일 수 있다.
우리 주님의 생각이 늘 사람에게 있었듯이 목회자인 나 역시 생각이 항상 사람에게 있다.
“한국인이면서도 외국에 나와 있는 한국 사람들은 퍼즐조각으로 치면 더 복잡하고 더 세미하다. 그리고 매우 극명하고 다양한 컬러를 가지고 있다. 그런 사람들을 교회 안에서 "어떻게 하나의 색감으로 배색(配色)할까?, 어떻게 하는 것이 과연 이 다양하고 개성 있는 색깔의 사람들을 조합하여 주님께서 원하시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기도를 날마다 하게 된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그렇듯이 교회의 답 역시 놀랍게도 항상 사람에게 있기 때문이다.

오늘 타우랑가 한인장로교회를 섬길 2015년 집사, 기관장, 구역장, 각 부서의 부장들을 뽑아 일꾼들을 임명한다.
사람에게 바램이 생기면 끝도 없지만 단 한 가지, 주님과 교회가 볼 때 충성스러운 일꾼이 되고, 또한 그 충성을 입증하는 일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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