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易地思之)의 눈과 마음 (2016.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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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2-14 14:16 조회6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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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살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옳다고 믿는다.
그런 주관이 없다면 우리 삶은 늘 휘청거리고 흔들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남과 처지를 바꾸어서 남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내가 그렇게 외쳐대는 ‘나’는 ‘남’ 없이는 또한 없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해와 달이 만났는데 해가 달에게 ‘나뭇잎은 초록색이야“라고 말하자 달은 ’아니야, 나뭇잎은 은빛이야‘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서로 자기가 옳고 상대가 틀렸다고 옥신각신하다가 끝내 다투었다. 지켜보고 있던 바람이 해는 낮에만 봐서 그런 것이고 달은 밤에만 봐서 그런 것이라고 하면서 둘 다 옳다고, 둘 다 틀리지 않았다고 이야기하자 그제야 해도 달도 서로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자기가 보는 것만이 옳다고, 진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긴다. 그래서 다툼이 일어난다.
한 번 자기 원칙과 자기 논리에 충실해지면 상대의 말은 도무지 들으려 하지 않는다.
물론 어느 정도는 나와 다름에 대하여 관용하고 이해하지만 어느 시점에 격한 감정과 묘하게 맞닥뜨리면 그때는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대하여 이해할 수 없게 되고 대립하기에 이른다. 이와 같은 일들은 부부 간에도, 부모자식, 형제자매간에도, 인간관계에서도 생긴다. 목회자와 교인과의 관계에서도 심지어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관계란 한 번 두 번 틀어지고 반복되면 반목하게 되고 매사에 서로 어깃장을 놓기 시작한다.
그렇게 조금씩 벌어진 틈은 상처가 되면서 관계가 돌처럼 굳어지게 된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남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한다는 뜻이다.
해와 달의 이야기처럼 나하고 생각과 뜻이 다르다고 다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고도의 이해심과 관용과 포용이 필요하다.
누구나 기본적으로 참고 수용할 수 있는 크기가 있는데 그 크기는 각자 다르기 때문에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문제가 된다. 그래서 세상이 이렇게 늘 혼돈하고 요란스러운 것이다.

역지사지는 성품이라기보다 능력이다. 성숙함의 표식이기 때문이다.
나와 입장이 다른 반대자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정신적 여유,
그리고 상대방의 마음을 내 안에 담을 수 있는 감정이입의 능력, 그것은 성품을 넘어서는 능력이다.
더 나아가서는 개인적인 감정과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입장에서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는 능력이다. 교회 안이나 교회 밖이나 삭막해져가고 있는 이때 눈에 보이는 몸의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것 못지않게 좋은 관계, 좋은 만남을 위해서 역지사지할 수 있는 마음의 운동도 함께 해야 한다.

가장 힘들 때가 있다.
사람에 대하여 가장 실망하고 가장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사람이 야속할 때가 있다.
그때 주님 품으로 들어가자.
주님의 눈으로 사람과 사물을 볼 수 있는 역지사지의 시각과 시력을 가지자.
그때 여유와 평안이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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