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는 휴게소 정도만 되면 된다 (2017. 0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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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astor 작성일17-09-12 06:25 조회93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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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년으로 금년에 두 번째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임플란트 마무리를 위한 2차 시술 및 치과 치료를 위한 일정이다.
치과의사에게 상담을 해 보니 타우랑가에서는 임플란트 한 개 시술하는데 비용이
6천불이나 든다고 한다.
너무 큰 비용이라 부득이하게 한국에서 시술을 하게 되었다.
어떤 목사들은 1년에 한 두 번씩 자리를 비우는 일은 그리 큰일도 아니라는데 내 경우에 있어서는 어렵고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목회자로서 내가 섬겨야 할 예배와 지켜야 할 강단과 교회에서의 여러 사역들에 대해서 그 자리와 사역들을 비우고 나온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내게 맡겨주신 일을 다 하지 못한다는 생각과 다른 하나는 교회에 재정적으로 부담을 주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나이를 먹도록 내게 밥 먹고 숨 쉴 만큼만 물질을 허락해오셨다.
그것은 지금까지도 내가 억눌리는 일 가운데 하나이지만 주님은 그렇게 나와 내 가정을 철저하게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셨다.
우리로 하여금 다른 곳에 손을 벌리지 않고 오직 교회와 성도들을 통해서만 섬김을 받게 하셨으니 지금까지 목회의 평생을 ‘교회 밥’ 만 먹게 하신 것이다. 오직 주님의 교회와 주님께서 위탁하신 양 무리, 즉 성도들을 위해서만 달려오게
하셨다.
그래서 그럴까,
나와 아내는 교인들에게서 개인이나 자녀에 관한 일이나 가정, 직장, 사업, 주택을 구입했다는 등의 모든 일에서 잘 되고 좋아졌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것이 그렇게 마음이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반대로 어떤 어려움들을 겪고 있는 교우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 그 얼굴이 마음에서 자꾸 떠오른다. 그 사람과 그의 상황과 처지를 생각하면서 하나님 앞에 엎드려
목이 쉬고 아프도록 기도하고 눈물이 마를 새가 없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의 교인들을 향해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 이 외의 일은 고사하고 아직도 날마다 내 속에 눌리는 일이 있으니 곧 모든 교회를 위하여 염
려하는 것이라”(고후 11:27,28)고 그 진심을 고백했던 것과 내 마음도 다르지 않다.
교회와 사역들을 잠시 맡겨 놓고 한국에 와 있지만 마음과 기도는 쉬고 있지 않다. 아니 쉴 수가 없다.
목사는 어디를 가도 목사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도착하여 그 날 부모님 댁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1차로 머물게 될 명성교회 선교관
으로 떠날 때
어머니는 “부모란 휴게소과 같아서 잠시 머물다 가는 곳과 같다”고 말씀하셨다.
마음이 섭섭해서 하시는 말이 아니라 자식에 대해서 달관한 부모의 마음과 철학이 담긴 말이다.
평생토록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셨고 지금도 여러 자식들과 주의 종으로 부름 받아 목회하는 자식을 위해
쉬는 날 없이 밤낮 마음 졸이고 기도하시는 부모님이 아직 계시니 나는 감사하다.
그 날 아침 어머니의 그 말씀은
목회자인 내게 목사는 교인들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휴게소 정도로 여겨지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다.
생각이 깊어질수록 그것이면 족하지 않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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