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의 열정을 가지고 (2017. 0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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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astor 작성일17-07-30 12:26 조회5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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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애벌레 한 마리가 제 덩치보다 몇 십 배는 더 큰 커다란 배춧잎의 푸른 부분을 조금씩 야금야금 갉아먹는 가 싶더니 어느 새 다 먹어 치운다. 낮에는 어디에 숨어 있는지 꼼짝도 하지 않는 달팽이가 밤이면 소리 없이 나와 엄청나게 느린 속도로 기어 다니면서 원하는 목표인 상추에 달라붙어 맛있게 생긴 부분만 골라서 갉아먹고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애벌레나 달팽이는 아무리 크고 넓은 이파리라 할지라도 주저함이 없이 다 먹어버린다. 
많이도 아니고 꼭 자기 몸뚱이만큼 달라붙어서는 갉아먹으면서 전진한다. 
 
우리는 나보다 큰 대상을 만나면 위축이 된다. 
우리는 애벌레나 달팽이가 아니니까 생각을 하는 것이겠지만 웅크린 그 생각에 사로잡히면 마치 골리앗 앞에서 머리를 땅에 처박고 엉덩이를 하늘 높이 올린 채 벌벌 떠는 이스라엘 군대처럼 주춤거리고 앞을 향해 한 발자국도 못 띄게 된다. 
하기는 해야겠는데 ‘어떻게 하지?’ 걱정하면서 손도 못 댄다. 
 
삶에 대한 이상(理想)은 있는데 현실 앞에서 이상이 바닥에 내리꽂힌다.  
전체를 보고 전체를 한꺼번에 다하려고 하려는 마음은 하나 조차도 못하게 하고 만다.  
내게 주어진 삶의 목표를 향해서 난관을 넘어가며 잘해야 하겠지만 한 번에 다 잘할 수는 없다. 
지금 당장 다 해야 한다는 그 생각에 억눌리면 손도 못 대고 뒤로 물러서려고 하거나 하다가도 포기하게 된다.  
 
우리에게는 지금 할 수 있는 것만큼만 하겠다는 지혜로운 결심이 필요하다. 
속도 같지도 않게 야금야금 해나간다는 것은 일이 되는 것 같지도 않고 스스로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아서 그렇게는 못한다. 
그런데 우리 인생은 단거리가 아니다. 죽는 날까지 어떤 모습으로든지 삶은 앞으로 나가는 장거리 코스다. 서두르지 않는 게 좋다. 
게을러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아주 조금씩 한 걸음씩 내디디더라도 탈진하지 않고 전진하면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하는 그 일들이 즐겁고 재미있지 않으면 얼마 못 간다. 그렇게 이룬 것은 내가 쓰러지면서 다 무의미가 되고 만다. 
 
잘하고 싶은 열망과는 다르게 내가 원하는 만큼의 현실적인 결과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속상하다. 
어떤 경우에는 좌절감이 몰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성실하게 해나간다면 마치 애벌레가 그 큰 잎을 다 갉아 먹는 것처럼 포기하지 않고 야금야금 해나간다면 우리 역시 자기 인생길 앞에 있는 큰 잎도 먹어치우게 될 것이다. 
 
신앙의 성장과 성숙함 그리고 열매 맺음에 있어서 지름길이나 왕도가 없다. 
한두 번, 서너 번 믿는 것 가지고 신앙이 정립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판단이다. 
오늘부터 성경 읽고 설교 말씀을 들을 때마다 심중에 받아들이고 무릎 꿇어 기도해야 한다.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자신을 세우고 날마다 하나님의 존전에 엎드리다 보면 어느 날 예배를 통해 다 보인다.  
모든 것이 깨달아진다. 뭘 해야 할지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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