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랑가의 겨울이 예년보다 더 차가워진 것 같다. 한국의 동장군처럼 매서운 북풍한설의 칼바람은 아니지만 요즘 찬 공기는 그 한기(寒氣)가 피부는 물론이요 몸 안에까지 전달되는 느낌이다. 겨울은 겨울인가보다. 새벽은 물론이요, 오후 5시 정도면 찬 공기가 내려앉는다. 극심한 일교차에 교인들과 아이들이 감기 몸살로 홍역을 치르듯이 앓고 힘들어 하니 하나님의 은혜와 치유의 손길이 임하여 건강하게 되기를 기도한다.

요즘 하나님께 40일 철야기도로 농성(籠城)중이다(^^).
기억에 아마도 15년 전 즈음 한국에서 사역할 때 아내와 함께 교회에서 40일 철야기도를 했던 것 같다. 돌이켜 보면 그때 쌓은 기도의 중심을 보신 하나님께서 나아가는 한걸음씩 그때마다 역사하시고 인도하셨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2015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지금의 성전 안에서 기도를 쌓아야 할 시점에 이르러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다시 그렇게 기도하기를 원하셨다. 그 명령에 순종하여 기도를 시작했다. 하나님께 그 날의 기도를 한 후 나와 아내는 목양실 바닥에, 성근이는 아래 사무실 바닥에 자리를 펴고 잠시 눈을 붙인다. 그리고 새벽기도회를 위해 뻐근한 몸을 일으켜 세운다. 하루는 본당 바닥 여기저기에 물방울들이 떨어진 자국이 보여 천정을 보니 물방울들이 맺혀 있었다. 결로(結露)다. 외부와 내부 온도 차이가 클 경우 온도차에 의해서 건물 내부에 물방울들이 이슬같이 맺히는 현상이다. 춥긴 추운가보다.

하나님의 은혜와 현실 사이에서 갈등할 때 우리 몸과 마음, 그리고 현실에도 영적인 결로 현상이 생긴다.
천정 높이 맺혔다가 중력을 못 이기고 떨어지는 그 한 방울이 머리나 내 몸에 떨어지면 제법 무게감과 함께 차가움이 느껴지듯이 믿음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몸부림치고, 수없이 많은 생각과 판단들이 오고가는 동안 발생하는 현상들이 있다. 내 믿음의 단열이 잘 되어 있을 경우에는 외부와 상관없이 좋은 온도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믿음의 막이 정말 얇을 때는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믿음이 좋아서 외부 또는 주변 상황이 어떠하든지 굳건하게 서서 강건한 신앙이면 좋고 만약 갈등한다면 그래서 영적인 결로 현상이 생긴다면 좀 더 믿음으로 고삐를 조이고 긴장하면서 이리저리 비틀지 말고 아예 처음부터 하나님과 그 분의 말씀에 가치와 무게 중심을 두고 살아야